12월 3일 대전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가했을때의 일이다.
저녁 7시 정각, 촛불 소등 행사가 있었다.
세월호 7시간의 의혹을 밝히라는 뜻과 소등 후 다시 점등을 하여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었다,
모두들 촛불을 껐고 몇분 뒤 다시 점등시간이 되었다.
나는 주머니에서 라이타를 꺼내 초에 불을 붙였다.
앞에 있던 분이 나에게 정중히 라이타 불을 빌려 가셨고
또 몇몇분이 불을 빌려셨다.
불을 빌려간 이들을 천천히 살펴보았다.
그들은 옆사람에게 불을 나누어 주었고 그 불을 이어 받은 이는 또 옆사람에게 나눠주면서 점차 불이 퍼져갔다.
경쟁에만 몰두하는 척박한 순간들만 겪다가
오랜만에, 아주 오랜만에 사람다움, 이웃, 공동체, 따뜻함, 인정 이런것들을 느낄 수 있었다.

'함께' 라는 위로와 믿음아래 희망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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